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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대학평가보다 시급한 과제

2021.04.27 조회수 7,119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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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헌 삼육대 신학과 교수]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평가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예년에 비해 2개월 정도 늦춰진 일정으로 인해 다소 여유가 있는 모습을 보였던 대학들도 이제는 평가 준비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긴장의 끈을 더 단단하게 조이고 있다. 특별히 보고서를 작성하는 교수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간이다. 많은 대학들이 자체평가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증빙자료 준비에 올인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대학과 교수사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번 3주기 대학평가는 1·2주기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어 보인다. 2015년에 실시한 1주기 평가는 정원 조정에 집중했고, 그 결과 3만5천여 명의 정원이 감축되었다. 모든 대학들이 철저하게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익숙지 않은 평가여서 모든 부분(정량, 정성)에서 감점 요인들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2018년에 실시한 2주기 평가에서는 이런 요인들이 많이 개선되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실시한 2주기 평가는 정원 감축 위주의 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역량강화지원사업과 연계하여 평가를 진행했고, 대학들은 1주기의 경험을 살려 정량과 정성 부분에서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 20여개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들이 대학평가를 무난히 통과해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 실시되는 3주기 대학평가는 훨씬 더 수월한 상황에서 준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량 지표들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들이 만점 수준으로 관리 유지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성 지표들 역시 1·2차 평가에서의 노하우를 통해 이미 철저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에 평가를 준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특별히 이번 평가에서는 소수점 두세 자리의 수치까지 다퉈야할 만큼 순위를 가르는 변별력이 훨씬 더 낮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달에 이미 18개 대학이 재정지원제한대학에 걸려 이번 평가에서 아예 제외되는 사전 결과도 공개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3주기 대학평가를 1·2주기와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평가 대상의 90%까지 역량강화 지원 재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 제기한 상황이다.

이 모든 요소들을 감안할 때 앞으로 한두 달 내에 전개될 3주기 대학평가 과정은 다소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안과 더불어 대학들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대부분의 대학들이 3주기 대학평가 자체를 준비하는 일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평가 이후의 상황을 준비하는 일은 그렇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주기 대학평가보다 더 시급한 과제들이 대학과 교수들의 목전에 놓여 있다.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학생 모집에서부터 미래 사회에 대응할 학사 구조조정과 교육혁신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긴박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3주기 대학평가는 지난 1·2주기와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3주기 대학평가를 위한 준비는 단순히 평가 자체만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과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 평가 준비를 마무리하는 현 단계에서 대학들은 미래 전략적 방향을 전제로 자체평가보고서를 재검토하고, 3주기 대학평가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전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교수신문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65193

최종수정일 : 202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