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수목원 설립자 한상경 회장
기부는 학교발전의 종자돈이 되어 더 큰 성과로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24일,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에서 한상경 명예교수를 만났다. 한국식 정원의 모델을 표방하며 1996년 5월 개원한 아침고요수목원은 많은 관람객의 사랑을 받는 곳. 한상경 명예교수는 이곳을 일군 설립자이며, 지금까지 우리 대학에 5억 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다.
▲ 지금까지 꽤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들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 지금은 초야에 묻혀있지만, 과거엔 삼육대에서 교육자로 일생을 보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직함 중 ‘교수’라는 이름에 가장 큰 애착이 간다. 뿐만 아니라 삼육대 덕분에 박사가 될 수도 있었고, 아침고요수목원에 대한 꿈도 꿀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삼육대와 인연이 깊으며,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삼육대는 나를 길러주었다. 삼육대는 내 인생에서 꿈이었고, 이상이었다.
▲ 처음 기부를 시작한 계기가 있었나?
– 내게 기부를 처음 가르쳐 주신 건 어머니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나에게 십일금(수입의 십분의 일을 헌금하는 것)을 교육해주셨다. 기르던 닭이 낳은 달걀을 판 수익금에서 십일금을 낸 것이 기부의 첫 시작이었다. 성경에서도 십일금을 내면 쌓을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복을 내려줄 것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축복을 받았다고 할 것이다. 내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기부가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신앙생활을 하며 깨달은 것은 소유는 내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잠시 맡겨두신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단지 관리하는 사람일 뿐이다.
▲ 기부 이후, 삶의 변화가 궁금하다.
– 삶의 변화를 체험했다고 할 만큼 기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 기부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삶이자 생활이다. 밥을 배부를 정도로 먹어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배고픈 것처럼 기부도 단순히 몇 번으로 끝마쳐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가끔은 짐이요, 의무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항상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 인생의 후배이자, 제자인 삼육대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삼육대가 소위 일류 대학은 아니지만, 특별한 대학이라 생각한다. 종종 ‘셋방살이는 나무를 심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덧붙이자면 셋방살이는 꽃이나 채소를 심어도 나무는 심지 않는다. 오래 머무를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육대 학생들도 머무는 곳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 웅장한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사람이 되기 바란다. 자존감을 높이고, 선배들이 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상경 명예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감동을 주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누군가 펑펑 울 수 있을 정도의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자신의 길을 소중히 가꾸어 가야 한다는 의미였다. 추위가 채 가시지는 않았지만, 나누는 삶의 기쁨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 한 켠이 따뜻해졌다.
글 | 이다혜 (학생기자, 사회복지 15) dlekgp0716@naver.com
사진 | 삼육대학교 대외협력처 syufund@sy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