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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칼럼] (1) ‘대마’를 의료·건강증진에 활용하기 위한 접근

2020.08.18 조회수 8,485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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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삼육대 약학대학 교수, 의명신경과학연구소장]

1975년 12월 이씨 등 대마초를 피우던 유명연예인들이 습관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 뉴스는 유신정권 말기의 정치적 사건들과 사회·경제적 이슈를 다 덮어버렸다. 당시, 박대통령은 “젊은이들의 대마초 흡연이 나라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대마초 흡연자들에 대해선 현행법의 최고형을 적용하라”고 지시하였다. 그 이후, 관련 법령이 강화되고, 1976년 11월까지 약 1000여 명이 기소되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마약류”란 마약·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를 말한다. “대마”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대마초[칸나비스 사티바 엘(Cannabis sativa L)을 말한다. 이하 같다]의 종자(種子)ㆍ뿌리 및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은 제외한다.

가. 대마초와 그 수지(樹脂); 나.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하여 제조된 모든 제품; 다. 가목 또는 나목에 규정된 것과 동일한 화학적 합성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라. 가목부터 다목까지에 규정된 것을 함유하는 혼합물질 또는 혼합제제로 명시되어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대마의 씨, 성숙한 줄기와 뿌리를 활용할 수 있지만, 씨나 줄기, 뿌리를 얻기 위해선 대마를 재배하거나, 대마 사용이 허용된 국가에서 분리된 섞인 것이 없는 씨나 줄기, 뿌리를 수입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마씨오일’, 햄프오일‘과 ’CBD오일‘ 등이 우리의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의약품 외에도 각종 CBD 제제들의 시장 진입을 허용함에 따라 다양한 CBD 젤리·사탕·쿠키와 같은 식품뿐만 아니라 CBD 화장품까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약물 남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9-THC 함량을 기준(0.3% 미만 함유)으로 제품들의 사용을 허가·규제하고 있다.

국내 ‘대마 활용’ 학술연구·기술개발 빈약

대마에 관한 학술적 관심과 활용 기술 개발 열기는 더 뜨겁다. 2020년 게시된 학술정보로 제한하기 위해서 「pubmed」 검색 창에서 ‘cannabis and 2020’으로 검색하면 1716건, ‘cannabis and 2020 and clinical’로 543건, ‘cannabinoid and 2020’으로 1200건, ‘cannabinoid and 2020 and clinical’로 393건, ‘CBD and 2020’으로 612건, ‘CBD and 2020 and clinical’로 233건이 검색된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일 식물의 사용과 관련하여 이렇게 많은 학술 논문이 발표된 예는 없다.

반면, ‘cannabis and 2020 and korea’로 검색하면 17건에 불과하여 총 세계 정보량의 1%에 불과하다. 국내 생산 여타 학술정보량에 비하면 보잘것없고 그 내용 중 대마의 건강증진 활용 정보는 전무하다. 천연물 소재 연구·개발 역량에 강점이 있는 우리 제약업계와 정책입안자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필자는 연구개발적 관점에서 몇 차례에 걸쳐 대마에 관한 최신 지견을 중심으로 종합적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대마(大麻; Cannabis sativa L.; 삼)는 뽕나무과(Moraceae) 자웅 이주의 1년생 초본식물로 동·서양 할 것 없이 인류는 기원전 5000년부터 전초(Herba)와 꽃, 열매, 씨를 오락용 또는 의료용, 산업용으로 사용하여 왔다.

▲ 출처: J. Ethnopharmacol. 227: 300–315.

학술적으로 대마(marihuana/cannabis)를 C. sativa L.의 전부위(all parts of the plants)로 정의하고 있고, 여기에 씨, 추출된 수지, 모든 화합물, 제조물, 염, 유도체, 혼합물, 식물 제제까지 포함시킨다.

약물형 대마(Drug-type Cannabis)는 정신활성이 강한 ∆9-THC 함량이 높아서 의료용 또는 오락용으로 사용되며 그 종류로 Cannabis sativa L 외에 Cannabis indica와 Cannabis ruderalis가 있다. 섬유형 대마(Fiber-type Cannabis)는 Hemp로 알려진 대마로서 ∆9-THC 함량이 0.2~0.3%이고 비활성 cannabinoid들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69종의 섬유형 대마가 유럽에서 승인 사용되어 활용되고 있다.

오락용 대마의 제제(劑)

조금 지루하겠지만 대마에 관한 정보를 이해하고 정리한다는 관점에서 오락용 대마로 분류되는 제제들의 의미를 살펴보면, 대마초는 삼(Cannabis sativa L.)의 잎과 꽃을 말린 것이고, 인도대마초(C. sativa var. indica)는 삼과 같은 종이지만 THC가 더 많이 들어 있고 개화기의 인도 대마를 채취하여 건조한 것이며, 인도 삼의 암그루꽃 이삭과 잎에서 얻은 것을 Ganja(산스크리트어로 삼)라 하고, 인도 야생 삼에서 얻은 것을 Bhang이라 한다.

마리화나(Marijuana)는 멕시코어인 maraguanquo(취하게 하는 식물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고, 대마의 잎, 작은 줄기, 꽃의 끝부분을 말려서 가루로 만든 혼합물이다. Sinsemilla(씨가 없는)는 효능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꽃가루받이(수분)를 막아 암 그루에 씨가 생성되지 않도록하여 생산된 마리화나로 평균 THC 함유율이 7.5%이고 최고 24%까지 될 수 있다.

대마수지(Hashish)는 대마초 암그루의 꽃이삭과 상부의 잎에서 분리한 호박색 수지를 가루로 만든 것으로 일반 대마초보다 THC 성분이 3∼4배 정도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평균 THC 함유율이 2~8%이고, 최고 20%에 이른다. 해시오일(hash oil)은 마리화나를 알코올 또는 부탄으로 추출한 호박색에서 흑색을 띠는 유성, 점액성 농축액으로서 THC 함량을 높여 강력한 효능을 지닌 것이다. 해시오일 한 방울을 일반 담배에 떨어뜨려 흡연하거나, 마리화나 담배에 떨어뜨려 흡연한다.

평균 THC 함유율이 15~50%이고 최고 70%에 이른다. Kief는 마리화나 농축물의 가루로서 cannabis crystals로 알려져 있다. Tincture는 알코올을 사용하여 추출한 cannabinoids로 ”green dragon”이라 부른다.

대마류 활용부터 산업화까지…관련 정보 연재

2018년 12월 우리 국회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와 4조의 일부를 개정하여 의료목적으로 대마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즉, 대마류를 원료로 허가받은 의약품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대마류를 원료로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는 별개의 사안이다. 그 수준에 이르기 위해선 심도 있는 과학적 조사연구와 검토를 바탕으로 법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마에는 530여 종의 화합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약사신문과 팜뉴스는 대마류 활용 산업화에 이르기까지 우선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를 연속해서 정리·소개할 예정이다.

약사신문 http://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924

최종수정일 : 202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