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동물자원과학과 정훈 교수, ‘물은 생명이다’ 출연
가마우지 소탕작전
정훈 동물자원과학과 교수는 9월 20일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물은 생명이다’ 1094회 「가마우지 소탕작전」 편에 출연해 민물가마우지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민물가마우지가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이들은 토종어류는 물론 양식장과 낚시터의 물고기까지 무차별적으로 먹어 치워 지나간 곳마다 물고기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삼림에 끼치는 피해도 크다. 민물가마우지의 배설물은 강한 산성을 띠는데, 배설물이 쌓이면 나무와 풀들이 광합성을 하지 못해 말라 죽게 된다.
이 문제는 물 오염으로도 이어진다. 민물가마우지가 주로 번식하는 댐 지역에서는 배설물로 인한 질소와 인 성분이 물에 쌓여 녹조류를 발생시키고 수질 오염을 유발한다. 정훈 교수는 ”민물가마우지는 엄청난 식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이 있는 곳은 다른 조류들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인간도 살기가 어려운 환경이 돼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훈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민물가마우지는 철새였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부터 텃새화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있다. 정훈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결빙률이 감소하면서 호수와 강이 얼어야 하는데 얼지 않고 있다“며 ”민물가마우지는 물속에 들어가서 먹이활동을 하는데, 이들에게 좋은 환경이 조성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며 천적인 매와 올빼미가 사라지고,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민물가마우지가 이동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도 이유다.
환경부는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지난 3월 이들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렇게 녀석들을 쫓아내는 것만이 방법일까.
정훈 교수는 “가마우지의 개체 수가 포화 상태를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먹이활동을 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개체 간 먹이 경쟁이 일어나기 때문에 새끼를 키우기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다“며 ”자연스럽게 새끼의 사망률이 늘어나고 민물가마우지의 개체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포획보다는 둥지나 알을 없애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구광역시는 실제로 둥지 제거 작업을 통해 민물가마우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정훈 교수는 ”민물가마우지의 개체 수가 늘어나서 피해사례가 발생한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지, 민물가마우지가 꼭 나쁜 새라고 볼 것은 아니다“며 ”공존은 서로 양보하는 것이다. 지구가 인간의 것만은 아니기에, 민물가마우지와도 공존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생명을 죽여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 지금,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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