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3년간 100억 모금, 인성교육-특성화 대학 기틀 닦았다

2015.05.08 조회수 4,222 홍보팀


[대학탐방]삼육대학교
학교 지표 끌어올린 김상래 삼육대 총장

봄 향기가 물씬 풍기는 4월 말, 서울 노원구 삼육대 캠퍼스에 들어서니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한 남학생이 “그 개념이 잘 이해가 안 되더라”라고 하자 같이 걷던 여학생이 “아까 교수님이 ○○라고 말씀하셨잖아. 교수님 말씀을 다시 잘 떠올려 봐”라고 말했다. 선생님을 ‘쌤’이라고 부르고 교수님은 고사하고 별명으로 막 부르는 요즘, ‘교수님 말씀’이란 말이 무척 생경하게 느껴졌다. 김상래 삼육대 총장을 만나자마자 이 얘기를 꺼냈더니 “당연하죠. 우리 학교만큼 인성교육을 오래 실천한 대학이 없으니까요”라며 웃으며 답했다.

올해로 개교 109주년을 맞은 삼육대는 교육이란 단순히 정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敎)이 아니라 인간을 길러내는 것(育)이라는 교육 철학을 갖고 있다. 김 총장은 “우리는 1906년 평양 순안에 터를 잡을 때부터 인성교육을 중시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는 두 줄기의 역사를 꾸준히 이어 오고 있다”면서 “지영체(智靈體)의 균형이 잡힌 인성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음악, 미술, 노작 교육을 실천하고 공동체 생활관 교육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덕목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육대는 매년 1학년을 대상으로 MVP 캠프를 진행해 인간관계를 고민하고 개선하는 교육을 진행한다. 또 교수들이 학생들의 발을 직접 씻어 주거나, 학부모들을 학교로 초대해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을 만드는 등 생활 속의 인성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김 총장은 “부모와 아이들이 진솔하게 대화하다 보면 끌어안고 우는 경우도 있고 관계가 정말 좋아진다”면서 “신입생 때부터 모두 이런 교육을 거치기 때문에 부모와 교수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 함부로 하는 아이들이 없다”고 전했다.

삼육대는 오랜 세월 인성 교육에 공을 들인 결과 2013년 교육부와 한국대학평가원이 실시한 사회봉사 모범 대학으로 선정되고, 지난달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참교육대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인성교육과 관련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3월에는 별도의 인성교육원을 만들어 학년별로 체계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2012년 3월 취임한 김 총장은 지난 3년간 발로 뛰면서 삼육대의 각종 지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당시 공약으로 재임 중 발전기금을 100억 원 모금하겠다고 밝혔는데, 2월에 이를 벌써 달성했다.

김 총장은 “우리처럼 재학생이 5000명이 넘지 않는 중소 규모 대학에서 발전기금을 100억 원 모으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목표였지만 신뢰를 통해 이를 초과 달성했다”면서 “기부자가 원하는 삶의 가치를 삼육대가 실현해 준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서 더 뜻깊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묻자 교육 역량 강화, 교육 재원 확보, 대외 인지도 향상을 꼽았다. 그는 “매년 교육부가 재정 지원이나 구조 개혁과 관련한 평가를 하는데 우리 대학은 각 분야에서 순위가 고루 올랐다”면서 “학교 안팎에 이런 성과가 알려졌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부금도 늘어나고 대학 재정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삼육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특이한 일도 했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에게 ‘졸업 후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의 이름을 써 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109개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 대표들을 만났다는 것.

“처음에는 일면식도 없는 대학 총장이 만나자고 하니 최고경영자(CEO)들이 당황하거나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찾아가서 ‘우리 학생들이 이 회사를 일하고 싶은 곳으로 꼽았다’고 설명하면서 학교의 장점을 알렸더니 CEO들이 기뻐하면서 우리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더군요. 자연스럽게 학교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학생들의 취업 통로도 넓힌 셈입니다.”

김 총장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는 특성화 강화다. 전통적으로 강한 보건복지 분야의 강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특성화 사업단으로 선정된 것도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김 총장은 ‘의대 없는 의대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각종 중독 예방 및 치료 분야에 강한 미국 로마린다대와 교육과정을 연계해서 삼육대의 어떤 전공으로 입학하든 로마린다대으로 진출해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인정하는 중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영어권 자매대학 중 6곳의 의대와 연계해 각 대학의 의대 입학에 필요한 프리메디컬 과정을 삼육대에서 영어로 가르친 뒤 해당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커리큘럼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삼육대는 전 세계 120개 대학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대학에 입학만 한다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얼마든지 열려 있습니다. 세계를 향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 삼육대를 통해 강력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건강과학 선두大 목표… 美 로마린다大와 협약… 중독심리-재활 특성화▼

오랜 기간 인성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삼육대는 인성교육과 건강과학 특성화의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특히 각종 ‘중독’과 관련된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육대는 교내에서 술 담배 금지는 물론이고 커피도 팔지 않는다. 개인의 의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 중독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인성교육의 결론은 자율적 절제이며, 예의범절과 매너는 자신을 절제하고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인격”이라며 “이것의 반대가 자기 의지로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중독”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건강과학 분야에 강점을 가진 삼육대는 2020년까지 건강과학 분야 선두 주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건강과학 글로벌 대학 이미지 극대화, 학제 간 융합 모델 개발, 건강 관련 분야 취업 확대 등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뉴스타트 교육연구센터 조성,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한 임상실습환경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2014년 교육부의 대학특성화(CK)사업에서 건강과학특성화사업단(중독)이 선정돼 5년간 86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동안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 도박, 알코올, 마약 등 다양한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중독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건강과학특성화사업단은 이런 인재를 키우기 위해 삼육대의 대표적 보건 관련 학과인 간호학과, 약학과, 물리치료학과, 보건관리학과, 상담심리학과의 5개 학과를 중심으로 ‘중독심리연계전공’과 ‘중독재활연계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독 분야에 있어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로마린다대와 공동 교육 및 연구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육대 학생들은 학점 교류를 통해 미국의 공인 중독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미국 의대나 의료계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또 중독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들을 초빙해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50507/71105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