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힐링이 있는 그림 이야기] 평화 마을

2020.04.14 조회수 3,893 커뮤니케이션팀
김성운 교수의 <힐링이 있는 그림 이야기>
행복한 화가. 행복화(幸福畵)로 힐링하다

화가 들라크루아는 한때 프랑스의 100프랑 지폐에 새겨질 만큼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의 자유로운 화풍은 세잔, 드가, 고흐, 모네 등 인상파에서부터 쇠라, 시냐크 등 점묘파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주었다. 당시의 화가들은 그의 작품을 모사하여 연구하는 것을 통과 의례로 생각할 만큼 개혁적인 스승이었다.청계 양태석은 1세대 서양화가인 양달석을 들라크루아의 경우처럼 자신의 멘토로 삼았고 자연스럽게 그의 작풍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 양태석, <평화 마을>, 45.5X33.5cm, Mixed Media, 2013

양태석은 어느 날 여러 번민과 고통으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소와 어린이들이 들판에 노니는, 양달석의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그림을 보고 행복을 느꼈고 위로를 받게 되었다. 그는 “양달석의 그림을 본 순간 인간의 본성을 발견하고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느끼면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빠져들었다.”라고 고백한다.

그 후 그는 대가의 경지에 오른 수묵화 대신 양달석적인 사유를 기반으로 한 고유한 화풍의 새로운 ‘행복 회화’를 탄생시켰다. 그의 작품 주제는 항상 행복, 평화, 건강, 기(氣), 장수 등 힐링 키워드이다.  ‘평화 마을’은 그와 같은 고뇌의 결과로 탄생한 힐링 회화이다.

그림 속 날씨는 따뜻하고 눈부신 봄날이다. 벚꽃,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 복숭아꽃 등이 온통 꽃 대궐을 이룬다. 새소리, 꽃향기, 풀 향기, 흙냄새, 거름 냄새 속에 앞서가는 밝은 원색 차림의 부자(父子), 뒤따르는 모녀의 사랑이 봄꽃처럼 정겹고, 평화롭다. 흙을 뚫고 나온 새싹은 건강하고 푸르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색동 색은 기름기 있는 서양 그림과 구별되는 토종 우리 그림이다. 작가는 원형 혹은 은행잎 형태의 구도를 통해 ‘평화와 행복의 울타리’를 치고 감상자를 치유하고 있다. 시인 이성진이 “이 세상으로 와서 그대와 함께 동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했던가! 우리는 그의 힐링 그림이 있어 참 행복하다.

“앞으로도 항상 행복화(幸福畵)를 그리면서 행복의 바다를 항해할 것이다.”라고 다짐하는 양태석은 행복과 미술 치료에 관한 글과 저서도 많이 썼다. 고흐가 가난했지만 일본 판화 400점을 사 모은 것처럼 필자도 20년 전 당시 거금(?)으로 구입한 작가의 소품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행복한 화가의 행복 그림으로 지금껏 행복하게 힐링 받고 있다.

김성운 
화가, 삼육대학교 아트앤디자인학과(Art& Design) 교수, 디자인학 박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20회(한국, 프랑스, 일본 등) 국내·외 단체전 230회, 파리 퐁데자르·라빌라데자르갤러리 소속 작가, 대한민국현대미술전 심사위원, 한국정보디자인학회 부회장, 재림미술인협회장, 작품 소장 : 미국의회도서관, 프랑스, 일본 콜렉터, 한국산업은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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