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칼럼] 환경친화적인 건축의 목적과 필수요건

2019.05.15 조회수 4,980 커뮤니케이션팀

[정광호 건축학과 교수, 건축학박사]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으로 대두된 환경 보전 문제는 모든 분야에서 21세기에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20세기 동안 미덕으로 받아들여졌던 대량 생산-대량 소비-대량 폐기라는 일방향성의 경제성 및 효율성 최우선의 생산구조 속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건축이나 도시 개발은 유한한 자원 및 화석에너지의 대량 소비를 통하여 폐기물과 쓰레기를 대량 발생시켜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한계와 모순을 나타내게 됐다.

도시 및 건축의 발전은 지구에 매장되어 있는 유한한 자원과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여 이뤄져 왔으며, 다양한 자원과 에너지의 소비를 통하여 성립되었다. 건축분야에서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전체 에너지의 50% 정도를 소비하고 있을 정도로 건축은 에너지와 자원소비에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환경친화적 건축은 지구환경을 보전한다는 대전제 아래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하를 줄이면서 주변 환경과 친화성을 도모하여 거주 환경의 건강 및 쾌적성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환경친화적인 건축의 가장 직접적이며 필수적인 요건이 지구환경의 보전이라고 한다면 주변환경과의 친화성은 건축물을 사용하는 주체인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며 거주 환경의 건강 및 쾌적성은 인간의 보다 높은 인간성 회복 및 권리의 함유라는 건축물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건으로 환경친화적인 건축의 간접적인 요건이다.

필자는 호주의 대표적인 생태마을 크리스털 워터스(Crystal Waters Permaculture Village)를 방문하였다.

‘크리스털 워터스’의 본래 이름은 ‘크리스털 워터스 퍼머컬처 빌리지’다. 퍼머컬쳐는 지난 70년대 빌 모리슨과 같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고민하던 학자들 중심으로 제기된 개념이다. 크리스털 워터스는 퍼머컬쳐 개념에 기초해 애초 250명 정도의 주민이 살 수 있도록 조성된 세계 최초의 계획공동체로 크리스탈 워터스의 책임자인 맥스 린데거가 기획 및 조성에 기여했다. 지난 88년 크리스털 워터스가 세워진데 이어 4년 뒤엔 코카부라 파크 에코빌리지가 세워졌다. 이 두 곳은 ‘퍼머컬쳐’에서 시작됐다.

거대도시로 이뤄진 현대사회가 급증하는 인구와 열악한 주거문제에 봉착해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을 분리시키고 급기야 공동체를 파괴해 왔다면, 퍼머컬처에 기초한 생태마을은 점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해결책임을 입증해 왔다는 게 린데거의 설명이다. 깨끗한 물과 공기, 깨끗한 음식과 쾌적한 주거지는 물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교감과 같은, 인간이 꼭 필요로 하는 것들을 생태마을이 일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 크리스털 워터스 생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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