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도 다다오 ‘빛의 건축’
[글 정광호 삼육대 건축학과 교수, 건축학박사]
많은 건축가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건축물에 끌어들이고자 노력한다. 특히 건축물에 자연적인 빛을 이용해 공간의 극적인 연출을 나타내기도 하고 어둠과 밝음을 극대화시키고 공간을 강조하기도 한다. 필자는 몇 년 전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빛의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깊은 감동을 받았다.
빛의 교회는 그가 설계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다. 빛의 교회의 특징은 “빛은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건축은 인간이 자연을 느끼도록 하는 매체다”라는 말처럼 그는 콘크리트, 철, 유리 등 근대적 재료를 사용한 상자형 건축물에 빛, 물 그리고 자연을 인입시켜 감동적인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것.
빛의 교회는 오사카 교외의 한 조용한 주거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예배당은 바닥, 벽, 천장이라는 건축의 기본적 요소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박스이고, 개구부의 존재도 지극히 한정되어있다.
이 원초적인 공간이 결과적으로 성스러운 공간을 가능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서기문을 열고 조용히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십자형으로 뚫린 정면 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은 정말 감동적인 건축공간으로 성스러움을 잘 나타내어 주고 있다.
빛의 교회가 교회 건축물 중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을 든다면, 지금까지의 교회는 신도들의 좌석을 수평 형태로 만들고 그 정면의 단상은 신자들의 좌석보다 몇 계단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단상이 신자들의 좌석보다 5, 6m 높은 곳에 위치한 교회도 있지만, 최근의 경향을 보면 단상과 신자들의 좌석이 동일 평면상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빛의 교회는 단상이 회중석보다 낮게 위치하고 있으며 게다가 가장 낮은 곳에 십자가가 서있다.
“이것은 은연 중에 인간의 모습으로 자신을 낮추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빛의 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을 위해 나눠 준 안내장에 적힌 내용으로 필자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교회라는 것은 예배를 드림으로서 비로써 교회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며 그리스도인들은 최선을 다하여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준비해 왔다. 또한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것으로 누구라도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동시에 기쁨과 아름다움을 주는 장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