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칼럼] 국민연금 개혁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

2019.03.25 조회수 3,333 커뮤니케이션팀

[정종화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민연금 제도 개혁은 4가지 안을 가지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복지 정책적인 관점에서 미래 한국 사회의 사회 보장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를 모든 국민이 사심 없이 논의할 시기라고 보인다.

국민연금 제도의 발전과 주요 내용에 대하여 알아보기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인 5대 사회 보험(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중의 하나로써 가입 대상자는 국내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으로 은퇴나 사고·질병, 사망 등으로 소득 활동을 할 수 없게 될 때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사회 보장 제도이며 전 세계 170여 개국 이상에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제도 역사는 1973년 국민복지연금법이라는 이름으로 복지 제도로써 최초로 제정되었으나 국제 오일 쇼크로 인하여 경제가 어려워지자 1975년부터 무기한 연기되었다가 1986년 12월에 다시 국민연금법이 제정되어 1988년부터 현행의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초기 설계 때에는 저부담 고급여 체계로 설계되었지만 급여 수준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국민연금 개혁이 이루어졌다. 1차는 1998년에 당시의 급여 수준을 70%에서 60%로 낮췄고, 2차는 2007년에 급여 수준을 60%에서 50%로 축소하였으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2016년 현재 170여 개 국가에서 제도화되어 실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기여 비례 원칙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급여 소득자의 경우, 노동자 본인과 사용자가 각각 매월 소득의 4.5%씩 내고, 지역가입자, 임의가입자, 자영업자 등은 본인 소득의 9% 전액을 본인이 낸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 수령액은 월 38만 원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급여는 노령 연금(10년 이상 가입하고 출생 연도에 따라 60~65세부터 지급, 노령으로 인한 근로 소득 상실을 보전하기 위함.), 장애 연금(질병이나 사고로 장기 근로 능력 상실에 따른 소득 상실을 보전하기 위함.), 유족 연금(연금 수급권자 사망에 따른 소득 상실을 보전하기 위함.), 분할 연금(이혼 등으로 연금의 분할이 필요한 경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금 급여의 수급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본인이나 그 유족에게 반환 일시금이나 사망 일시금으로 지급된다.

최근 국민연금 개혁에서의 주 관심사는 연금을 받게 되었을 때의 급여 수준인데 이를 소득 대체율이라고 한다. 즉 매월 100만 원의 연금을 넣었을 때, 현행 소득 대체율은 45%로서 45만 원을 받는 것인데 이를 40%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초기 설계에서는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제도로 시작하였다가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제도로 바뀌니 국민들의 저항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연금 개혁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2018년 12월 7일, 보건복지부가 청와대 정부 회의에서 보고한 국민연금 제도 개혁안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의견이 제시되어 최종 수정안으로 4가지 안이 일주일 뒤인 14일에 발표되었는데 이 4가지 안을 바탕으로 향후 국회와 정부, 국민의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 개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그림에서 제시한 대로 급여 수준을 나타내는 소득 대체율은 매우 중요한 핫 이슈임이 틀림이 없지만, 여기서 논점이 되는 것은 몇 가지 사안이다.

첫째, 국민연금은 적립금을 바탕으로 운영을 하므로 적립금 소진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소득대체율이 낮아진다면 국민의 처지에서 연금 제도는 더는 운영 지속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며, 젊은 세대가 소득 대체율이 적은데 연금을 계속 낼지는 의문이다. 이는 젊은 세대의 반감으로 세대 간의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소득 대체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제도가 개혁된다면 기금 고갈은 더 빨라질 것이며 향후 베이비부머 세대가 연금 수급 세대로 나타나면서 국민연금의 수급자는 증가하고 기금의 운영 활성화를 통한 재정 확대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또 다른 사회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셋째, 재정 건전화 문제와 함께 정부 보증을 법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공적 연금의 성격을 가지고는 있지만, 기초 연금 강화의 방안은 결국 국민연금 기금의 재정이 아닌 정부가 재정을 담보하여야 하는 상황이므로 정부 재정을 법적으로 명문화하여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의 신뢰를 제시하고 향후 실질적인 기금 활성화 방안을 통하여 기금 운용의 효율성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지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함의가 중요하다. 사회 보험은 공적 책임의 성격이 강하지만 역시 사회 보험의 원칙과 철학을 지켜 나아가야 하는 것은 변함없는 철칙이다. 즉 기여 비례의 원칙과 사회 연대 책임의 원칙이다. 전자는 소득 대체율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이고 후자는 모든 국민이 공동 책임과 분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위한 연금이기도 하지만 내 부모와 내 자녀의 삶을 국민 모두의 책임으로 분담하여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체 방안의 하나인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어 수급 연령을 높이는 방안이 있지만 이 또한 우리 사회의 제도적 문제가 존재하고 50대 후반에 은퇴하는 50세대의 실업자 수와 퇴직 연령이 대부분 60세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65세 수급으로 잠정 높여 가는 방안은 신중한 국민적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국민연금 제도 개혁은 4가지 안을 가지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복지 정책적인 관점에서 미래 한국 사회의 사회 보장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를 모든 국민이 사심 없이 논의할 시기라고 보인다.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63&item=&no=18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