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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삼육대 배구대회를 아세요?…체육관 달군 ‘불꽃 스파이크’

2023.11.27 조회수 11,809 커뮤니케이션팀

제4회 삼육대 학생처장배 전국 대학 남녀 9인제 배구대회

[SU-Creator 뉴스팀 문현민 기자]

‘휘익~ 팡!’

장신의 선수가 날아오르듯 훌쩍 뛰어 날카로운 서브를 날린다. 상대편 선수는 이를 간신히 받아내 토스로 연결한다. 그 순간 에이스 선수가 배구공을 향해 힘차게 솟구친다. 공중에서 몸을 활처럼 당긴 그는 네트 너머 빈 공간에 불꽃 스파이크를 내리꽂는다.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쏟아낸다.

올가을 우리 대학 체육관은 때 이른 추위를 뒤로한 채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전국 대학 아마추어 배구팀이 모여든 배구대회 덕분이다. ‘제4회 삼육대학교 학생처장배 전국 대학 남녀 9인제 배구대회’(이하 삼육대 배구대회)가 지난 5일과 12일 교내 체육관 주경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대회에는 △남자대학부(남대부) 가천대, 경희대, 교원대, 국민대, 남서울대, 단국대, 명지대, 삼육대, 서강대, 한국체대, 한림대 등 11개 대학과 △여자대학부(여대부) 가천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삼육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한체대 등 12개 대학이 참가했다.

대회 결과 남대부에서는 우리 대학이 우승했다. 준우승은 남서울대, 3위는 국민대가 차지했다. 여대부는 동덕여대 우승, 이화여대 준우승, 3위 한체대 등이다. 우리 대학 여대부는 아쉽게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리 학우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여대부에서는 김지영(생활체육학과 19학번), 강윤희(생활체육학과 23학번), 남대부에서는 하강산(생활체육학과 17학번), 조병석(영어영문학과 17학번), 송승규(생활체육학과 19학번) 선수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여대부 강윤희 선수는 동아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에이스 김지영 선수와의 케미를 발휘해 첫 본선 진출에 힘을 실었다.

4회째 명맥 이어온 ‘삼육대 배구대회’

삼육대 배구대회는 9인제로 진행된다. 배구는 1팀 6명으로 구성되는 6인제와 9명으로 구성하는 9인제로 구분되는데, 통상 생활체육 대회에서는 9인제로 한다. 우리나라 프로배구는 6인제다. 여러 규칙의 차이점이 있지만, 9인제는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육대 배구대회는 우리 대학 배구동아리 수윙스(SU-WINGS)가 주관해 열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첫 대회를 시작해, 2020~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2018년 당시만 해도 수도권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배구대회가 많지 않았다고.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려면 많은 비용이 드는데, 대학부 팀에게는 부담이어서 참가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수윙스는 신생팀이었기에 상금과도 거리가 멀었다. 이는 수윙스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 배구팀들의 공통된 고민이었다.

그래서 수윙스는 아예 대회를 만들었다. 2018년 수도권 대학 배구팀들이 서로 기량을 겨루는 대회를 우리 대학 체육관에서 시범적으로 개최한 것. 참가 팀 대부분 만족스러운 대회였다는 평가가 있어서 그다음 해부터 정식 대회를 열게 됐다.

4회째 명맥을 이어오며 대회 위상은 높아졌다. 2018년 시범 대회 때는 남대부 3개팀, 여대부 4개팀 등 7개팀이 참가했으나, 2019년 18개팀으로 훌쩍 늘었고, 2022년 3회와 올해 4회 대회에는 총 24개 대학팀이 참가했다. 모집 마감은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불켓팅’을 연출한다는 후문이다.

대회 당일에는 참가선수를 비롯해, 응원 관중, 운영진 등 무려 4~500명이 운집한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회 진행, 많은 이벤트와 스폰서, 좋은 체육관 시설이 대회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학 아마추어 배구대회인 서울대배, 국민대배에 뒤지지 않는 대회 퀄리티를 보이고 있다.

이화여대 박소윤 학생은 “삼육대 배구대회가 뜨자마자 학교 배구팀에서 모두 참가하자고 망설임 없이 이야기했다”며 “경쟁도 물론 중요하지만 타 대학 학생들과 좋은 환경에서 즐거운 경기를 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2016년 창단한 수윙스는 배구대회와 함께 성장했다. 창단 초기에는 인원이 적어 팀 구성 자체가 쉽지 않았다. 간신히 대회에 나가도 최약체 팀으로 소위 ‘쉬운 상대’였다. 그러다 여자 프로배구팀 현대건설 출신의 최양비 동문(생활체육학과 15학번)이 트레이닝을 맡아 기본기부터 지도하면서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그즈음 배구스타 김연경과 일본 배구 만화 ‘하이큐!!’ 열풍으로 배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아리 지원자도 많아졌다. 지금은 교내 스포츠 동아리 중에서 인원이 가장 많다. 대회 주최 및 출전, 타 대학과의 활발한 교류전 등으로 실력을 쌓아가며 대학 아마추어 배구계에서 명실공히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수윙스 출신 동문들은 졸업 후 배구기자가 되거나, 광고회사, 스포츠 브랜드 디자이너, 체육회 등에 진출해 후배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회 1등 공신은 콘텐츠팀

수윙스와 삼육대 배구대회 성장의 숨은 주역은 콘텐츠팀이라고. 실제 수윙스의 인스타그램(@suwings_volleyball)을 보면, 프로 구단의 계정을 보는 것처럼 홍보마케팅에 진심인 것을 알 수 있다.

수윙스 장휘수(생활체육학과 19학번) 주장은 “별도로 콘텐츠팀을 구성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관리하고 있다”며 “우리 동아리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SNS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 동아리와 대회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배구대회가 4회까지 올 수 있었던 1등 공신이다”고 말했다.

다양한 SNS 콘텐츠를 기획해 제작하는 것 뿐만 아니라, 티셔츠 디자인, 이벤트 구상, 현수막 및 포스터 디자인도 모두 콘텐츠팀의 손을 거친다. 콘텐츠팀 부원들은 애초에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 꿈을 갖고 있거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진로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삼육대 배구대회 역사에서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그간 ‘동아리배’로 개최하던 대회가 올해는 학교의 지원을 받아 ‘학생처장배’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회를 관람하러 왔던 류수현 학생처장이 대회 규모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에 감명받아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장휘수 주장은 “대회가 학생처장배로 격상되면서 대외적으로 학교 이름을 더욱 알리는 것은 물론, 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장 주장은 “앞으로 파트너십과 스폰서십을 확대해 대회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다. 배구를 통해 대학 간 친목과 화합을 이루고, 건전한 배구 문화를 선도해 배구계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앞으로도 학우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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