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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동행길 활동 2막…어떻게 지내나요?

2023.09.19 조회수 13,312 커뮤니케이션팀

길고양이 논란 그 후
“‘동물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길’ 찾을 것”

▲ 동행길의 이전 로고(왼쪽)와 새 로고(오른쪽). 길고양이 케어를 중단한 동행길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새 로고에 반영했다.

 

[SU-Creator 뉴스팀 문현민 기자] “저희 동행길은 더 이상 교내 고양이 케어와 사료 급여를 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2월 초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 동행길의 입장문이 에브리타임에 올라왔다. 길고양이 돌봄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캣맘 논쟁’이 우리 대학 에브리타임에까지 번져 학우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진 직후였다.

발단은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이었다. 지난 1월 28일 야생조류 전문 유튜버 새덕후(구독자 44만명)는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라는 제목으로 12분 58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새덕후는 길고양이가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음을 풍부한 연구자료를 들며 비판했다. 또 지자체와 동물단체가 TNR(중성화)을 하고 있으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예산 낭비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길고양이를 구조하거나 입양하지 않고 사료만 주는 일부 캣맘·캣대디를 비판하며 고양이 보호 활동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영상은 7개월이 지난 현재 조회수 234만회를 넘겼고 댓글은 6만 5000여개가 달렸다. 한 환경단체는 관련 내용으로 긴급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동행길은 당시 입장문에서 “(논란이 있기 전부터) 동아리 내에서 활동 방향성에 대한 회의는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면서 “(앞으로) 사료급여, 교내 길고양이 케어 활동을 중단하고 동아리의 원래 방향성이었던 ‘동물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길(동행길)’이라는 이름대로 고양이뿐만 아닌 다양한 동물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동행길은 개강일인 3월 2일 교내 모든 길고양이 급식소를 회수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한 학기가 지난 지금. 동행길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SU-Creator 뉴스팀은 동행길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동행길은 “불필요한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면서 보다 정제된 글이 오가는 서면 인터뷰를 원했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변은 동아리 부원들과 숙의를 거쳐 내놨다고 했다.

─ ‘고양이 케어 중단’ 입장은 당시 매우 전격적이었습니다. 어떤 배경이었나요.

“에브리타임에서 일어난 논란에 의해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동아리 내부에서 활동 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발전 없이 과거 활동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많은 회의를 이어갔던 상황이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의식이 있었는지.

“우선 사료급여 활동은 인원 부족이 가장 컸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학교에 나오는 날이 별로 없다 보니 먼 곳에 거주하는 부원들은 학교에 와서 활동을 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꼈습니다. 방학 시즌에는 인원 부족 문제가 더욱 심해졌습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컸습니다. 고양이들이 크게 다치거나 6개월 미만의 어린 고양이를 구조할 경우에는 케어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병원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서 항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동행길’이라는 이름 자체가 ‘동물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길’의 줄임말이듯, 애초 설립 취지와 활동 영역이 고양이뿐만 아니라 동물권 전체였기에, 많은 동물의 상처를 치유해주자는 결론에 이르게 됐고, 부원들과 회의를 거쳐 방향성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이어오던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큰 어려움과 위험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동물에 대해 공부하고 동물이 받은 상처를 위로해주고 싶다는 마음과 학우들의 응원 덕분에 부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 고양이 급식소와 남은 사료, 기부금은 어떻게 처리했나요?

“교내에 설치돼 있던 급식소는 모두 철거한 상태이고 남은 사료는 정기적으로 방문해 봉사해오던 남양주시 동물보호센터에 기부했습니다.

학우들이 보내준 기부금은 약 35만원 정도 있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부해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부원들과 한 학기 동안 회의를 이어갔습니다. 동물자원과학과 동아리 뭉냥뭉냥팀과 함께 간식 60㎏을 구입해 동물보호센터에 기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물자원과학과 조용범 교수님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사료와 간식 대부분은 모양이나 과도한 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강아지와 고양이의 소화생리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수님 도움으로 공장에 직접 방문해 간식을 제조하는 과정과 위생상태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또 원가 이하로 공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 지금은 어떤 정규활동을 하고 있나요?

”교내활동으로는 동아리박람회나 동아리제에 참가하거나, 천보축전에서 부스를 운영합니다. 동아리방에서 새우와 구피 등 생물을 키우기도 합니다. 회의와 토론회, 수제간식 만들기 등 활동도 합니다. 교외에서는 주로 유기동물보호소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수제간식 만들기는 어떤 활동인가요?

”동물 간식을 직접 만듭니다. 식품영양학과 실습실을 대관해서 닭가슴살 육포, 고구마 말랭이 등 강아지와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수제 간식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간식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원이나 지인에게 나눠주거나 축제에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 토론은 어떤 주제로 하나요?

”동물과 동물 관련 이슈, 정보 등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하면서 동물에 관한 지식을 넓혀가는 활동입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을 비롯해, 이슈가 됐던 길고양이 관련 문제와 TNR 사업, 조류 글래스 킬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고 토론을 했습니다.“

─ 교외활동은요?

”유기로 인해 상처받은 동물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유기동물보호소 봉사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기견과 산책하는 교감부터, 묘사·견사 청소, 사료와 물 급여 등을 합니다. 앞으로 교내를 넘어 교외 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 유기동물보호소 봉사활동(왼쪽), 토론회(오른쪽)

─ 새 학기를 맞아 새 부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동행길은 어떤 학우들이 들어갈 수 있나요?

”생명을 가장 가까이서 접하는 동아리인 만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동물에 대한 관심이 있으며, 지식을 얻고 공유하기를 원하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학우들이면 누구든 참여 가능합니다.“

─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동행길의 목표는 더 이상 상처받는 동물 없이 모든 동물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약으로 몸의 상처만을 치유해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보듬어주고 회복되어 그들이 마음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도록 해주며, 그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동아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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