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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대학붙는 짤’ 탄생 비화… 그날 그 선수는 왜 펜스로 몸을 날렸나

2024.11.09 조회수 1,876 커뮤니케이션팀

‘대학 붙는 짤’ 삼육대였다
사진 속 주인공은 ‘두산 민병헌’
야구장 광고, 우리 대학이 최초라고?

▲ 사진출처=스타엔. 지금은 폐간된 매체다.

[SU-Creator 뉴스팀 문현민 기자]

매년 이맘때 입시철만 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사진이 있다. 일명 ‘대학 붙는 짤’로 불리는 이 사진에는 한 야구선수가 공을 잡기 위해 펜스로 몸을 던지다가 대학 광고판에 거미처럼 착 달라붙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짐작했겠지만, 이 사진에 등장하는 ‘육대학’은 바로 우리 대학, ‘삼육대학교’다.

당시 우리 대학 홍보팀장으로서 해당 광고를 기획하고 집행했던 박순봉 현 학생처 학생복지팀장은 SU-Creator 뉴스팀과의 인터뷰에서 “(광고의) UI 서체가 우리 대학과 동일하고, 그 시기 3~4년 동안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야구장에 광고를 했다”며 “‘육대학’은 ‘삼육대학교’ 일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진 속 인물은 누구일까. 그리고 어쩌다 ‘삼육대학교’에 착 달라붙게 된 걸까. 7년차 스포츠기자인 스포츠월드 김진수 기자(영어영문학부 06학번 동문)는 “이 사진은 2013년 8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촬영된 것으로, 사진 속 선수는 당시 두산의 민병헌 선수”라고 밝혔다.

1회초 2사 1루 상황이었다. 민병헌은 한화 강동우의 타구를 잡으려 펜스로 몸을 날렸지만, 이를 잡지 못해 3루타를 허용하게 됐다. 김 동문은 “그날 기록을 보면 민병헌 선수가 4타수 무안타였고, 두산은 3대 2로 패했다”며 “우스갯소리이지만, 사진 속 장면이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회초에 그렇게 점수를 내주면서 충격을 받은 건지, 초반 분위기를 빼앗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을 비록 잡진 못했지만, 김 동문은 사진 속 민병헌의 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당시 두산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끈질긴 투지로 유명해 ‘허슬두’로 불렸다”며 “민병헌은 그런 팀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대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렇기에 잡기 어려운 장타였음에도 펜스에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날렸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 아마 이런 모습이었을 듯. 원본 사진에서 양쪽 잘린 부분을 디자인툴로 복원했다.

민병헌 선수는 2017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두산을 떠나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다. 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따라왔던 질병인 뇌동맥류로 인해 2021년, 35세라는 다소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그러다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티빙이 올해 처음으로 프로야구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따냈는데, 민병헌이 티빙의 해설위원으로 발탁돼 야구 해설가로 데뷔하게 된 것.

김 동문은 “‘대학 붙는 짤’로 때만 되면 회자되는 것은 민병헌에게 좋고, 그의 이른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며 “개인적으로는 동문으로서 모교 이름이 붙은 짤을 보는 것도 매우 즐겁다”고 덧붙였다.

야구장에 대학 광고… 우리 대학이 최초라고?

앞서 언급했듯 우리 대학은 2013년 당시 3~4년간 잠실구장에 같은 내용의 광고를 집행했다. 2006년을 기점으로 우리 대학이 신학대학 체제에서 종합대학으로 전환되던 시기였다. 대학의 이름 자체를 알리는 게 가장 급선무였다.

박 팀장은 “올해 프로야구가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관중 1천만명 시대를 열었는데, 당시에도 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였다”며 “단기간에 대학 네이밍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해 스포츠 광고가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야구장에서 대학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지만, 대학이 야구장에 광고를 한 것은 우리 대학이 최초였다. 김진수 동문도 “잠실구장에 갈 때마다 대학 광고가 있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대학 광고라 더욱 반가웠다”고 회상했다.

박 팀장은 “그 시기에는 입시철마다 삼육대가 서울에 있는지 경기도에 있는지 묻는 말이 많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잠실구장 외에도 지하철 역사와 옥외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광고에 집중하면서 대학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그림=김범준(아트앤디자인학과 19학번)

이제 더 이상 우리 대학은 야구장에 광고를 하지 않는다. 대학의 홍보정책 방향이 ‘광고중심’에서 ‘홍보중심’으로 옮겨졌기 때문. 박 팀장은 “이제는 브랜드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언론홍보나 SNS를 통해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대학 브랜드 인지도가 충분히 올라왔다”고 했다.

이는 실제 입시 결과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우리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16.65대 1로 개교 이래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15.10대 1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박 팀장은 ‘대학 붙는 짤’에 대해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입시철만 되면 바이럴 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 이름이 알려지는 참 고마운 짤이다”며 “대학 광고판에 사람이 딱 붙은 모습이 ‘대학에 붙는다’는 입시 키워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에 재미는 물론 홍보 효과가 더욱 배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 짤을 보는 모든 수험생이 사진 속 선수처럼 원하는 대학에 착 달라붙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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