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대학通] 디지털 세대의 ‘콜포비아’

2021.08.05 조회수 2,808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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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단 디지털러닝센터 과장 / 콘텐츠학 박사]

시대가 바뀌면서 문화도 변한다. 그 옛날 길거리에서 흔히 보던 버스 안내원, 음악을 듣던 카세트와 MP3, 삐삐가 사라진 것처럼 세상은 하루아침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의 삶과 사회의 변화는 새로운 문화와 소통 방식을 만들어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콜 포비아(Call phobia)’이다.

2030세대 콜 포비아 확산

콜 포비아는 전화(Call)와 공포증을 뜻하는 ‘Phobia’의 합성어다. 현대인들이 대면 업무보다 문자나 카카오톡, 이메일 등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이러한 소통 방식의 변화로 생긴 것이 ‘콜 포비아’이다. 성인남녀 중 절반 이상이 전화 통화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특히 직장인과 10·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러한 콜 포비아가 만연하다.

콜 포비아는 문자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들의 트렌디한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전화를 할 때에는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대화가 즉각적으로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예기치 못하게 상대방의 반응이 나온다면 당황해 대화를 제대로 이끌어가기가 어렵다. 이러한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요즘 현대인들은 전화 통화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디지털 세대의 소통 방식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빠르게 변화해왔다. 전화나 대면 업무보다 쉽고 간단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비대면 소통수단이 각광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각종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모바일 통신 수단이 의사를 전달하는 대리인이 된 셈이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상사와의 통화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수 있어 메시지가 확실한 비대면 채팅, 메신저를 선호한다.

세대갈등 유발하기도

이러한 콜 포비아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기업이다. 직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이나 전화 예절조차 모르는 신입사원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나 문자 소통을 이용하는 젊은이가 많아져 기본적인 비즈니스 전화 에티켓을 모른 채 입사하는 신입사원이 전보다 부쩍 늘었다. 이에 직장 내 4050 세대와 2030 세대 간 충돌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젊은 직원들은 이러한 충돌을 세대 차이라고 생각하고 심각한 경우 4050 세대 상사를 속칭 ‘꼰대’로 표현하기도 한다. 꼰대란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속어다. 전화 통화 하나로도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더 큰 갈등을 마주하고 이러한 사소한 충돌은 직장 내 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입사 전 전화예절 교육 확대

그렇다면 디지털 세대인 2030 젊은이들의 콜 포비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직장에서 발생하는 콜 포비아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전화 예절 교육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신입 직장인들은 비즈니스 전화 상황을 자주 맞닥뜨린다. 따라서 입사 전 OT 기간에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전화 에티켓을 교육해야 한다.

사측에서는 특별 시간을 마련해 사칙에 따른 전화 에티켓을 가르쳐주고 실제 실무 현장에서 일어나는 전화 통화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일회성 교육이 아니라 반복 교육을 통해 전화 에티켓을 가르쳐주고 신입사원이 완전히 업무에 적응하고 조직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전화 예절조차 모르냐는 타박이나 비난보다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한 마디가 콜 포비아를 극복시켜준다.

기업 내 소통 기회 확대해야

문자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은 콜 포비아뿐만 아니라 대면 업무에 거부감을 느낀다. 기업에서는 다양한 소통 기회를 자주 마련해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팀별 회식비 지원, 레크레이션 동호회 결성과 활동 지원, 팀 내 소통과 회의 방법 개선 등 다양한 지원으로 대면해도 어렵지 않은 분위기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젊은 직원들은 콜 포비아를 마냥 수용하기보다 전화 통화와 대면 업무를 적극적으로 앞서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냥 전화 통화와 대면을 기피하기보다 얼굴을 맞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부드럽게 이어가는 소통 기술을 배워야 한다.

의사소통 기술에 관한 책을 읽거나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며 화술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피치 기술은 자기 PR에도 효과적이다. 비대면 업무를 마냥 선호하기보다 대면을 통해 사교성을 기르고 나에게 맞는 의사소통 스킬을 향상하는 것이 직장인의 좋은 자기계발일 수 있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콜 포비아도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변화의 원인과 대안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성향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보완점을 찾아가는 것이 콜 포비아를 해결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한국대학신문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13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