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대학通] 숏폼 콘텐츠의 위험성

2024.07.01 조회수 899 커뮤니케이션팀

[김기석 교육혁신원 원격교육지원센터 팀장 / 콘텐츠학 박사]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하는 콘텐츠는 ‘숏폼 콘텐츠’다.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 틱톡 등 화제 이슈를 몰고 다니는 숏폼 영상콘텐츠는 1020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대세’로 꼽히고 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시각 효과를 가미한 숏폼 콘텐츠의 등장은 장시간 영상을 시청하거나 문자화된 텍스트를 읽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극적인 시각 표현, 메시지 없는 숏폼 콘텐츠

색채가 화려하고 자극적인 움직임, 시청각적 효과로 범벅된 숏폼 콘텐츠는 짧은 시간에 핵심적인 메시지와 이야기를 노출해 확실한 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단점 또한 존재한다. 바로 긴 텍스트 형태의 줄글을 읽거나 장시간 영상콘텐츠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숏폼 콘텐츠의 대다수는 1분 이하의 아주 짧은 영상으로 이뤄진다. 진지한 메시지를 담기보다 단순한 재미와 웃음, 호기심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룬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많은 인기와 관심을 얻는 것이 목적이므로 맥락 없는 내용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선 심각한 문해력 저하와 난독증 유발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과도한 숏폼 콘텐츠 시청, 문해력 저하의 위험 요인

지나친 숏폼 콘텐츠의 남용은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과 문해력 저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정신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지난 2021년 OECD가 발표한 ‘피사(PISA)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의 일부 요인으로 ‘숏폼의 유행’을 꼽고 있다. 미국의 경우 숏폼 콘텐츠의 선두주자 ‘틱톡’이 젊은이들에게 심리적으로 가장 지장을 주는 네트워크로 꼽으며 정신건강 위협의 이유로 지목한 바 있다.

숏폼 콘텐츠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지나친 중독 현상으로 뇌 활동이 변화한다. 우리의 뇌는 약한 자극에 더이상 반응하지 않게 되고, 더 강렬한 자극을 본능적으로 원할 것이다. 이는 곧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문해력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되고, 틱 장애 또는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숏폼 콘텐츠 시청에 이미 익숙해진 대학생들은 더이상 긴 글에 집착하지 않는다. 문자나 메일, 두꺼운 전공 교재의 내용 또한 대충 읽고 훑어보는 경우가 많다. 단시간 집중력이 떨어져 내용을 깊게 파고들지 않고 의미만 간단히 파악한 채 넘기는 경우가 잦아지게 된다. 긴 글을 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난독증의 형태로 변화한다. 숏폼 콘텐츠의 주요 특징인 빠르고 단편적인 정보 전달 방식은 오히려 난독증 환자들의 내용 이해에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갈 수 있다. 난독증 환자일수록 읽기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텍스트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은 오히려 독서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동시에 학습을 할 때 필요한 집중력을 떨어뜨려 인지능력이나 학습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숏폼 콘텐츠는 난독증 환자의 학습, 정보처리 방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숏폼 이용 의식적으로 자제해야

그렇다면 숏폼 콘텐츠로 인한 나쁜 영향을 줄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스마트폰 사용을 의식적으로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유아의 경우 하루 1시간 이상, 청소년·성인의 경우 하루 2시간 이하로 영상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숏폼 시청 시간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앱을 삭제하거나 일상의 오프라인 활동을 더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문해력 향상을 위한 가벼운 독서와 필사 같은 손글씨 작업에 익숙해지는 것도 방법이다. 자극적이고 빠른 정보에 익숙한 대학생들이 과거로 회귀해 태블릿 PC가 아닌 아날로그식 노트 필기, 학습법을 수용해 따라하는 것도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64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