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人] 김준섭 총학생회장 ‘또 기부’…임원들도 뜻 모아
[인터뷰] 총학생회 임원들, 임기 마치며 360만원 기부
김준섭 회장은 벌써 3번째…”기부문화 확산되었으면”
세밑 ‘기부한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부 손길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김준섭 총학생회장이 벌써 3번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번엔 총학생회 임원들도 함께했다.
김준섭 총학생회장(원예학과 4)과 박인규 부총학생회장(원예학과 3), 곽다빈 총무부장(컴퓨터학과 3)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360만원을 최근 학교에 전달했다. 이들은 임기를 마치며 ‘학생회 임원장학금’으로 받은 금액에서 각각 200만원, 100만원, 60만원을 갹출해 기부금을 마련했다.
김준섭 회장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기부다. 지난 2016년 군 복무 중 성추행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겨 학교로부터 선행 장학금을 받았는데, 당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모녀가 저수지로 차를 몰아 극단적인 선택을 한 뉴스를 보고 “어려운 학생이 등록금을 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장학금으로 받은 100만원 전액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관련기사▷https://bit.ly/2Q7IcRJ)
지난 6월에는 학교 발전기금 모금캠페인 ‘글로리(Glory) 삼육’에 힘이 되고 싶다면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틈틈이 모은 200만원을 쾌척해 귀감을 사기도 했다. (관련기사▷https://bit.ly/2AhPdKu) 여기에 기부한 장학금 200만원까지 더해 누적 기부금 500만원을 채웠다. 재학생 개인이 500만원 이상 기부를 한 경우는 무척 드문 사례다.
이번에는 지난 1년간 함께 수고한 총학생회 임원들도 뜻을 같이했다. 박인규 부총학생회장은 “윗물에서 기부하니 아랫물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기부는 처음 해봤는데, 멋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곽다빈 총무부장은 “지난 1년간 학생회 일을 하면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이 얻었다. 받은 것만큼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준섭 회장은 이미 학내에선 ‘기부하는 총학생회장’으로 유명하다. ‘기부쟁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대부분 학생이 그의 아낌없는 선행에 박수를 보내지만, 간단한 샌드위치 등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허름한 체육복만 입고 다니는 모습에 “왜 그렇게까지 기부를 하느냐”는 안타까움과 우려 섞인 말도 듣는다.
김준섭 회장은 “얼마 전 장학금 전달식에선 총장님이 ‘이번엔 꼭 자신을 위해 쓰라’고 하셨다”며 “하지만 기부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기부야말로 나를 위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라는 것이 꼭 재력가나 단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처럼 평범한 학생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요즘 추운 날씨만큼이나 기부 한파가 매섭다는 뉴스를 봤는데, 기부문화가 보다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Q. 기부 계기는.
김준섭 총학생회장(이하 회) : 학생회장을 하면서 항상 이 자리가 내가 잘해서 된 게 아니라 학우들이 응원해주고 만들어준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임기를 마치면서 받은 임원장학금을 나한테 쓰기보다 학우들, 특별히 형편이 어려운 학우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
또 학생 개인이 500만원 이상 기부를 한 적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총 기부금 500만원을 채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교수님, 직원 선생님, 외부 기부자분들 뿐만 아니라 학생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박인규 부총학생회장(이하 부) : 윗물(회장)이 하니까 아랫물이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나. 같이 동화가 됐다. 살면서 다양한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는데 기부는 해본 적이 없었다. 이번 기회로 셋이 뭉쳐서 기부하면 좋겠다 싶었다. 내가 기분 좋으려고 했는데 멋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곽다빈 총무부장(이하 총) : 어디나 그렇겠지만 학생 기부 참여가 매우 적다고 들었다. 기부금 약정서를 보면 재학생 체크란이 없더라. 선행은 확산된다고 본다. 누군가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면 따라 줍진 않아도 적어도 버리진 않을 거다. 우리를 계기로 여러 학우가 참여하고 그러다 보면 애교심도 확산할 거라고 생각했다. 또 총학생회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배우고 발전을 이뤘다. 그런 것들을 학우분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
Q. 360만원이라는 금액은 일부러 맞춘 건가.
총 : 삼육대라서 360만원을 하자고 했다. 회장 아이디어였는데 재밌었다. 64만원(육사)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웃음)
Q. 김준섭 회장은 벌써 3번째 기부다. ‘기부천사’ 같은 별명은 없나.
부 : ‘기부쟁이’라고 부른다. 옆에서 보면 참 대단하지만, 어떨 땐 안타깝게 보이기도 한다. 밥도 제대로 안 먹고 감자버거 같은 거로 때우는데 ‘그렇게까지 기부를 해야 하나’ 싶은 거다. 간혹 기부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더라. 장담하건대 무엇을 바라고 기부를 할 사람은 결코 아니다.
Q. 장학금 전달식에서 총장님이 ‘이번엔 꼭 자신을 위해 쓰라’고 했다던데.
회 : 이게 나를 위한 거다. 기부하면 행복해진다.
부 : 큰일 날 사람이다.
총 : 역시 기부쟁이다.
Q. 두 분은 이전에 기부 경험이 있나.
부 : 전혀 없었다. 이번을 계기로 응어리를 쓸어내린 것 같다. 처음 해봤는데 뭔가 짜릿한 기분이 있었다. 느낌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고 싶지만, 직접 하시면 알게 될 테니 더 말하진 않겠다. (웃음)
총 : 유니세프 등 자선단체를 통해 남을 돕는 일은 종종 해왔다. 그런데 실제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잘 모르지 않나. 하지만 학교에 기부하면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더 보람 있고 행복한 것 같다. 이번에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지지해주셨다. 어머니가 우리 대학 출신이시다. 동문회비를 꾸준히 내시는 모습을 보면서 영향을 받은 것도 있다. 자극받고 나도 분발해야겠다 생각했다.
Q.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친 소회를 듣고 싶다.
회 : 지난 1년간 여러 사업을 추진했는데 이렇게 학교가 도와주려고 하고 협조적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천보축전이다. 3천명이 넘는 학우들이 왔다. 짜릿해서 눈물이 고일 정도였다. 두드리면 열리는구나 싶었다. 주변 학교와 삼육중고등학교에서도 화제가 됐다.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대학으로 이미지 개선이 된 것 같았다.
총 : 총학과 학교를 오해하는 학우분들이 간혹 있다. 학교는 금지하고, 총학은 소위 꼭두각시라는 식으로. 학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총학과 학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좋겠다. 건전하고 올바른 학생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부 : 깨끗한 윗물이 내려오니 아랫물이 너무나 선선했다. 이상이다. (좌중 웃음)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242819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81227082800004?input=1195m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1227MW153733555687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ngo/876069.html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806059
아시아투데이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81227010017228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4942
메트로 http://www.metroseoul.co.kr/news/newsview?newscd=2018122700109
머니투데이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122714127479013
뉴데일리경제 http://biz.newdaily.co.kr/site/data/html/2018/12/27/2018122700115.html
아시아타임즈 http://www.asiat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996
한국대학신문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5158
대학저널 http://www.dh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