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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서 잠만 자는 게 아니야… ‘RC 오컬’의 세계

2024.06.12 조회수 4,273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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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페스티벌 가보니

[SU-Creator 뉴스팀 문현민 기자]

기숙사에서 잠만 자는 게 아니었다.

함께 영화를 보고, 보드게임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가 하면,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기도 한다. 축구, 농구, 탁구, 배드민턴, 수영,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운동도 같이 한다. 명상과 산책을 하거나, 카빙,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비건 활동, 약초 공부 같은 이색 활동도 할 수 있다. 우리 대학 생활관의 ‘RC 오컬’ 프로그램이다.

생활교육원은 지난 5월 21일 교내 사무엘관 앞 잔디밭에서 ‘RC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한 학기 동안 진행된 RC 오컬 활동을 소개하고, 각 생활관 관생이 모여 소통하는 행사다. 이날 페스티벌에는 시온관, 에덴관, 살렘관, 브니엘관 등 4개 생활관의 32개 오컬이 부스를 열었다.

이들은 RC 오컬의 다양한 활동 결과물을 전시하거나, 간단한 퀴즈와 게임을 통해 참가자들이 주요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관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학우들도 페스티벌을 찾아 축제를 즐겼다.

우리 대학은 타 대학과 달리, ‘기숙사’가 아닌 ‘생활교육원’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학습과 생활의 결합을 통해 전인적 인재를 키우는 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다. 여기서 가장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 바로 ‘RC 오컬’이다.

‘RC 오컬’은 일종의 동아리 같은 개념이다. 관생들끼리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거나,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모임을 조직해 활동한다. ‘RC’는 ‘기숙형 정주대학’을 일컫는 ‘Residential College’, ‘오컬’은 ‘Open College’의 약자이다. 관생들은 주로 ‘오컬’로 통칭해 부른다.

RC 오컬은 지난 2022년 1학기에 처음 시작됐다. 당시 7개 오컬이 개설돼 89명이 활동했는데, 이번 학기에는 29개, 301명으로 불과 2년 만에 4배나 늘어났다. 현재 우리 대학 정식 동아리 수가 33개인 것을 감안하면, 한 대학의 동아리 수와 맞먹는 규모다.

RC 오컬은 △선교/신앙 △멘토링 △건강/스포츠 △캠페인 △공연/전시 △행사/이벤트 △재능기부 △프로젝트(단/중/장기) △기타 자유 활동 등 9개 분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 1명이 리더가 되어, 매 학기 초 프로그램 개설 및 세부 실행 계획서를 제출해 신청하면 된다. 각 오컬에는 최소 6명부터 최대 15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1인당 3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되며, 한 학기에 최소 8번 이상은 만나서 활동해야 한다.

살렘관에 거주하는 이항우(아트앤디자인학과 22학번) 학우는 영상 제작 오컬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을 만나 친해지는 것은 물론 평소 관심 있던 영상을 꾸준히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니엘관에 거주하는 안지수(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전공 21학번) 학우는 ‘전시회를 거닐다’라는 오컬에 참여하고 있다. 매주 보고 싶은 전시회를 다니며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나누는 활동을 한다.

안지수 학우는 “오컬의 가장 큰 장점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자기 계발이나 재능 나눔, 취미생활을 여러 관생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생활교육원에서 지원을 해줘서 그동안 도전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 학우는 지난 학기에는 ‘라온하제’라는 다문화 오컬의 리더로 활동했다.

관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RC 오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다음 학기에도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22-1학기 86.1% △22-2학기 91% △23-1학기 92.1% △23-2학기 92.8%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긍정 비율이 매우 높은 데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RC 페스티벌에서 만난 최왕민(아트앤디자인학과 24학번, 시온관) 학우는 “오컬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고 싶었는데 학기 초에 신청 시기를 놓쳐서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다”며 “페스티벌에서 여러 오컬을 체험해 본 후 더욱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학기에는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생활관에 한 번쯤 살아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