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기고] 송창호 기획처장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2015.09.07 조회수 3,877 홍보팀
share


[기고]“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송창호(삼육대 기획처장, 신학과 교수)

1일 오후, 한 선배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제 TV를 보니 난리가 났대?’, ‘왜요?’,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가 발표가 나오고 많은 대학들이 소송한다고 하고 난리가 아니드만. 우리 학교는 뭐 받았어?’, ‘중간 쯤 받았어요’, ‘실망 했겠네’ ,‘아휴, 선방한거죠,“.

전화를 끊고 나서 한 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0.1점이라도 더 받기 위해 지샌 많은 밤들은 차치하고라도 결과 발표가 몇 차례 연기 되면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고자 하는 엄청난 전화들과 발표가 늦어진 배경에 대한 무수한 뒷말들, 그리고 결과 발표 후에 나오는 소송불사라는 대학들의 반응들. 정말 어느 TV 드라마에 나왔던 말 대로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 듯하다. 적어도 작금의 대학가는 그렇다.

인구가 감소되고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어찌 대학의 책임인가.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이 어찌 대학의 잘못인가. 대학의 수가 많은 것을 왜 대학인들에게 화살을 돌리나. 정책적 실패나 사회구조의 왜곡으로 생겨난 문제들에 대해 대학이 희생양으로 낙점된 듯해 무척 슬프다.

이번 구조개혁평가를 비롯한 정부의 평가와 사업선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관해 대학인들은 할 말이 많다. 사실 어느 단체에도 요구하지 않는 많은 정보들을 대학에게는 공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들의 스승인 교수 개인에 대한 학생의 주관적인 평가인 강의평가까지 완전히 공개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사회에 요구되는 이런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정부의 대학평가 과정에는 적용되고 있는가. 답은 ‘아니다’이다. ‘자기들 멋대로 구만’이라는 말이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것이 담당자들의 마음이다. 어쨌든 이런 평가 결과를 업보로 지고 대학들은 최소한 2년간 살아가야 한다. 참 가슴 답답한 노릇이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의 평가방식이 정부가 지향하는 미래의 이상적인 인재상을 만들어 내는데 큰 장애가 된다는 점이다. 평가의 기준들은 철저하게 학생들이 전공 및 교육과정 선택에 있어서 자율성을 확대하고 나아가서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그런 대학생을 배출해야 할 대학에게는 획일적이고 단선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정부는 기관인증평가와 같은 대학으로서의 기본적인 자격을 평가해서 유지 또는 도태시키는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한다. 안 그래도 서열화·지역화되고 있는 대학사회에 대해 학원가나 언론도 아닌 정부가 도리어 공식화하여 서열을 매기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평가와 선택은 민간과 교육소비자들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소위 메이저 대학들을 대학원 대학으로 변환하도록 유도해서 학부정원도 감소시키고 세계적인 연구결과들이 나오게 하는 교육생태계의 변화도 교육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매우 중요한 도전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고등학교만 나와도 생계를 유지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정부가 기업의 도움을 받아서 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이다. 이와 더불어 각 대학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비전을 보다 분명히 제시하고, 사회의 필요를 따라가는 집단이 아니라 미래사회를 선도해 가는 리더의 역할을 감당하기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자신의 틀을 고집한다면 학생들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와 대학의 과감한 도전들을 통해 6.25때 보다 더한 현재의 ‘난리’를 교육의 ‘기적’으로 승화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50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