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대에 진학하는 가장 빠른 길… 로마린다대 특례입학
美 로마린다대 약전원 특례입학 프로그램의 모든 것삼육대에서 미국 약대에 진학하는 길이 있다고?!미국 자매대학인 로마린다대(Loma Linda University) 약학전문대학원(약전원) 특례입학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20년 9월 삼육대와 로마린다대가 체결한 독점적 업무협약으로 시작됐다. (관련기사▷본교 재학생, 美 약학전문대학원 ‘특례 입학’ 길 열린다) 현재까지 3명의 졸업생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로마린다대 약대에 입학했으며, 10여 명의 학생이 이 과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먼저, 미국 약사가 되는 일반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미국 대학 학부에서 2~4년간 프리팜 (Pre-Pharmacy) 과정을 이수한 후, 약학전문대학원입학시험(PCAT)을 치르고 해당 성적으로 약전원에 진학한다. 4년간의 약전원 과정을 수료하면 전문약학박사학위인 팜디(Pharm. D)가 수여되고, 이 학위로 미국 약사면허시험(NAPLEX)과 주별로 실시하는 법규시험(MPJE, 캘리포니아는 CPJE)을 통과해야 약사 자격증이 주어진다.만약 한국 학생이 미국 약사가 되려면, 한국에서 4년의 학부 과정을 마치고도 미국 대학 학부에서 프리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삼육대 학생들은 화학생명과학과와 영어영문학과에 개설된 지정 선수과목을 이수하고, 어학성적 등 정해진 요구조건을 갖추면 이 대학 약전원에 바로 진학할 수 있다. 2~4년의 프리팜 과정과 PCAT 시험이 생략되는 파격적인 혜택이다. 이 과정은 출신 학과와 무관하며, 삼육대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미국 약대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외 대학의 예비약학과정(프리팜)을 승인하고 학점을 인정한 것은 미국 약학교육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양교의 강력한 파트너십과 본교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인정한 결과다.양교는 재림교회 네트워크 대학이자 자매대학으로서 수십 년간 학술교류 및 교수·학생교류 등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삼육대 졸업생 다수가 로마린다대 교수와 유학생으로 진출해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화생과 필수과목 이수해야… 졸업했다면 ‘시간제등록’으로그럼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자격요건은 ‘졸업평점평균 3.5 이상’ ‘토플(TOEFL) iBT 100점 이상’이다. 또 필수과목(Prerequisite)을 이수해야 한다.로마린다대에서 요구한 필수과목은 삼육대 화학생명과학과에 개설된 △일반생물학(실험을 포함한 1년 과정, 총 8학점) △일반화학(실험을 포함한 1년 과정, 총 8학점) △일반물리(실험을 포함한 1학기 과정, 총 4학점) △유기화학(실험을 포함한 1년 과정, 총 8학점) △생화학 또는 세포 및 분자생물학(총 3학점, 실험 학점은 필수 아님) 등이다. 영어영문학과에서는 △영작문을 3학점씩 2학기 수강해야 한다.화학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로마린다대 약대에 진학한 이재은(19학번) 동문은 “대부분 과목이 우리 학과(화학생명과학과)에서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어서 어렵지 않게 준비했다”고 했다.이미 졸업했다면, 우리 대학 시간제등록 제도를 통해 학점 등록 후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면 된다. 로마린다대 약대에 재학 중인 유민지(기초의약학과 12학번) 동문은 졸업 후 시간제등록으로 필수과목을 이수했다.또한 공고문에는 “필수는 아니지만, 미적분학, 생리학, 해부학, 면역학 과정이 학생들에게 약학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는데 견고한 기초를 제공할 수 있기에 수강할 것을 권장함“이라고 적혀 있다. 유민지 동문은 이 과목들을 이수하지 않았지만,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재은 동문은 ”입학 초반에 영어로 이뤄지는 수업을 따라가기 벅찰 수 있는데, 한국에서 미리 이수하면 학습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에 가급적 추천한다“고 했다.서류제출은 PharmCAS에서 '최대한 빨리'자격요건을 갖추면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서류 제출은 미국 약대 통합지원 사이트인 PharmCAS를 통해 이뤄진다. PharmCAS는 가을학기 입학을 앞둔 7월 중순께 오픈된다. 가급적 7월 전까지는 모든 서류를 미리 완벽히 준비해 놓고, PharmCAS가 열리자마자 바로 지원하는 게 좋다는 것이 합격자들의 공통된 전언이었다. 이는 로마린다 약전원이 Rolling Admission(수시전형) 제도를 운용하기 때문이다.Rolling Admission은 별도의 입학원서 마감일 없이 입학 정원이 찰 때까지 원서를 접수하는 방식이다. 초기에 지원하면 입학정원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에 합격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해당 대학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또 입학 결정이 바로 이뤄지는 시스템이기에, 합격 통보를 일찍 받는다면 출국과 입학 준비를 여유롭게 할 수 있다.PharmCAS에서는 △Personal Information △Academic History △Achievements △Experiences △Personal Essay 등을 입력해야 한다.Personal Information에는 출신 대학과 전공을 비롯한 기본 인적 사항을 적는다. Academic History는 학부 성적과 토플 성적을 입력하는 페이지다. 학부 성적표는 한국과 미국의 성적 체계가 다르기에, WES라는 별도 사이트에서 변환한 성적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WES에 성적표를 보내고 받는 데까지 1~2주가 소요되기에 미리 챙기는 것이 좋다.또한 우리 대학 영문 성적표에 표기된 과목명과 로마린다대에서 요구한 영문 과목명이 일치하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령 ‘General Biology with lab’과 ‘LEC/LAB General Biology’는 같은 ‘일반생물학’ 과목이지만, 영문 표기가 달라 다른 과목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 과목명을 통일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해외봉사 경험 녹여내세요Achievements 페이지에서는 학부 재학 중 받은 상이나, 어필하고 싶은 성과를 입력한다. 이재은 동문은 ”2학년 때 성적장학금을 받은 내용을 적었다“며 ”1학년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열심히 공부해 성적이 올랐다는 식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Experiences에는 봉사활동 혹은 약국 근무 경험을 적는다. 미국에는 약국에서 약사를 보조하며 약 조제도 하는 ‘테크니션’이라는 직업이 있다. 테크니션이 약대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약대에서도 그런 경력자를 선호한다. 이재은 동문은 ”실제 면접에서 약국에서 일한 경험을 물어봤다“고 말했다.하지만 한국에서는 약사가 아닌 사람이 조제하는 것이 불법이기에, 이런 경험을 쌓기가 쉽지 않다. 이재은 동문은 ”이 같은 사실을 잘 설명하면서, 대신 방학 중 학과에서 간 해외 의료봉사 경험을 적었다“고 말했다. 이 동문은 ”봉사지에서 약사분들과 협업하면서 약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봤고, 봉사경험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식으로 서술했다. 로마린다대는 사회봉사를 중요시하기에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특히 그는 ”매년 학과에서 주최하는 해외봉사에 가면 로마린다대를 졸업한 의사나 치과의사분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며 ”그런 인맥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입학을 준비하면서 조언을 얻을 수 있고, 추천서도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다음은 Personal Essay이다. 일종의 자기소개서 같은 개념으로, 전공선택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된다. 추천서도 제출해야 한다. 최소 3명에게 받아야 하는데, 약사 면허증 소지자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외 추천서는 지도교수에게 미리 부탁하면 된다. 학생이 추천서 내용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추천자가 별도 웹사이트에 가입해 대학 측으로 바로 보내는 방식이다.이재은 동문은 ”서류 준비를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다. 생각하지 못한 변수도 있을 수 있기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며 ”PharmCAS에 적을 수 있는 것부터 빨리 입력하라“고 조언했다.면접은 SDN 예상 질문으로 대비서류를 통과하면 몇 주 후 인터뷰 컨택 메일이 온다. 스팸메일함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스팸메일함도 확인할 것! 자신이 원하는 날짜와 주어진 시간을 선택하면 된다. 한국시간으로 새벽 2시나 6시 중 선택할 수 있다.면접은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한다. 화상 채팅방에 입장하면 먼저 에세이 3개를 작성해야 한다. 이후 로마린다 약대 교수 3명이 교대로 입장해, 한 명당 약 30분씩 인터뷰를 한다. 전체 면접 소요 시간은 2시간 30분이다.에세이와 인터뷰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이 주 내용이다. ‘왜 약사가 되고 싶은지’ ‘왜 로마린다에 지원했는지’부터,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 ‘약사의 자질’ ‘사회봉사 경험’ ‘리더십 경험’을 묻기도 한다. ‘의과대학을 진학하지 않은 이유’ ‘신앙관과 신앙교육에 관한 생각’ ‘친구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은 질문도 있다.유민지 동문은 미국 의·치·약대 지원자들의 정보교류 사이트인 SDN(The Student Doctor Network)을 활용하는 ‘꿀팁’을 알려줬다. 학교별 평균 PCAT 점수나 학부 GPA는 물론 이전에 인터뷰를 한 사람들의 후기도 읽을 수 있다. 유 동문은 ”SDN에 나오는 예상 질문으로 연습했는데, 대부분 그 질문들이 실제로 나왔다“고 말했다.이재은 동문은 ”전체 지원 과정에서 면접 준비와 토플 성적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고 약학 공부를 열정적으로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합격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영어가 자신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자신감 있게 말했다“고 조언했다.토플 100점인데 그냥 다른 언어였어요로마린다 약전원은 Rolling Admission 시스템이기에, 합격하면 바로 연락이 온다. 이재은 동문의 경우 면접 후 1주일이 채 안 돼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학교생활은 어떨까? ”가자마자 바로 영어로 수업하는데 진짜 진짜 안 들려요. 토플 100점을 맞았는데 그냥 달라요. 뭔가 다른 언어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에서 영어 하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이재은 동문은 첫째도 둘째도 영어공부를 강조했다. ”무조건 영어공부 많이 해두는 게 1순위입니다. 1학년부터 바로 실습을 돌아요. 또 1학년 말쯤부터 팀 프로젝트랑 발표 수업이 많아져요. 발표까지는 괜찮았는데 질문받으면 힘들었어요. 팀플 할 때도 학생들 말이 엄청 빨라요.“그의 일과는 보통 이렇다. 수업은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3~4시에 끝난다. 한국처럼 따로 출결을 하진 않지만, 클래스마다 퀴즈가 있어서 출석을 안 할 수가 없다. 이후 집에 와서 조금 쉬고 저녁까지 계속 공부한다.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학교로 간다. 쳇바퀴 같은 일상은 주말에도 이어진다. ”퀴즈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해요. 월요일에 또 퀴즈가 있으니까 주말에도 쉴 수가 없죠.“어느새 1학년을 마치고 학교생활도, 학업도, 언어도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다는 이 동문은 ”절실한 마음으로 해야 벽을 겨우 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정말 노력하면 길은 계속 열리는 것 같다“고 했다.특례입학 프로그램을 통해 로마린다 약전원에 입학한 이들은 결코 꽃길만 펼쳐지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이 과정을 적극 추천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육대 졸업생이면 프리팜 없이 바로 미국 약전원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기회예요.“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졸업하면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잖아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모든 학생이 알았으면 좋겠어요.“로마린다 약전원 특례입학 프로그램은 현재 화학생명과학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거나 지원하고 싶다면, 황윤정 교수(☏ 02-3399-1718, 이메일 hyj@syu.ac.kr)나 국제교육원(☏ 02-3399-3611)에 문의하면 된다.
202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