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숲과 아이들의 만남, 행복한 미래교육의 시작이다
[신지연 유아교육과 교수]‘숲과 아이들의 행복한 만남’을 추구하는 숲유치원 교육이 국내에 소개된 지 10여 년이 훌쩍 지났다. 숲유치원은 1950년대 덴마크의 한 엄마가 자녀와 이웃 아이들을 매일 숲으로 데리고 가면서 시작됐다. 매일 자연에서 맑은 공기를 맡으며 자유롭게 놀면서 아이들은 신체적, 사회적, 정서적으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랐다. 덴마크 숲유치원의 긍정적 효과는 1960년대 이후 독일, 스위스, 영국 등의 인근 국가들의 숲교육 운동으로 이어졌고 2006년 이후 미국, 캐나다, 호주, 한국과 중국 등으로 소개돼 숲 교육은 이제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숲에서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어떤 이점이 있을까? 연구에 따르면 숲에서 놀이를 즐긴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건강하다. 탁 트인 하늘 아래 마음껏 뛰어놀면 면역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예쁜 꽃과 나무와 곤충을 자주 접하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생명 존중의 마음을 기르고 더 나아가 관찰력과 주의 집중력이 좋아질 수 있다. 바위와 높은 나무에 오르며 도전과 모험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은 힘든 일을 만났을 때 이겨내는 인내심과 자신감,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며 탄소중립 교육이 미래 교육의 필수가 된 시대에, 숲에서 자연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가치와 태도를 내면화한 아이들은 진정한 탄소중립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다.한국의 숲 교육은 산림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크게 발전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다.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서비스를 지향해온 산림청은 2011년 산림 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유아숲체험원 조성과 유아숲지도사 양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지속적으로 유아숲체험원 조성 및 산림교육센터 지정을 확대하고 있으나 수요 대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 유치원·어린이집(4만1906개소) 대비 숲 체험 기관(1200개소)은 2.9%에 불과하고 지역별로도 불균형 상태다. 이에 국가적 차원에서 유아숲체험원과 산림교육센터를 더욱 확대해 대한민국의 유아동과 청소년들이 숲을 쉽게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6월 9일을 ‘어린이 숲날’로 제정하기 위해 숲 교육을 지지하는 전국의 교육자들과 학생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한민국 유아숲교육대회’를 개최했다. 6월 9일은 24절기 중 ‘망종’ 즈음으로 씨를 뿌리는 날이다. 지구환경과 인성 파괴, 저출산 국가의 불행한 현실 속에서 숲을 살리고, 아이를 살리는 길이 우리 사회를 살리는 길이라 믿는다. 숲과 아이들의 행복한 만남을 위해 국가, 사회, 학교, 교사와 부모, 우리 모두가 더 열심히 씨를 뿌려야 할 때다.동아일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505689?sid=101
2024.02.02